2008년 1월의 첫 주말.
창가의 햇살에 눈이 부시다.
남편은 출근을 했고 방학중인 아이들은 늦잠을 즐기고 있다.
마술에 걸리려는지 가슴이 아프다.
쉬임없이 계속되는 장미축제는 건강하다는 신호일까?
몸의 언어에 낯선 그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거울 속의 그녀는 숙취 때문인지 햇빛 때문인지 눈이 시다.
마흔까지만 길러보겠다던 긴 생머리엔 새치가 희끗희끗하고
두툼한 입술은 부르터서 피곤이 묻어난다.
그녀가 그토록 기다렸던 마흔은 무엇이었을까?
이미 시작된 마흔 앞에서 그녀는 다시 기억을 더듬는다.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 그래서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
멀미가 심한 그녀는 직접 운전할 때는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리고 삶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숨고 피하고 도망치는 삶은 멀미만 심할 뿐이라는 것을.
나이를 더한다는 건 늘 낯설지만 그녀의 '마흔'은 다르다.
발걸음은 춤추듯 가볍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미소를 머금는다.
멀미를 하지 않으려면 직접 운전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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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무 살인 마흔을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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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05 첫만남 1